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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다양화, 다매체, 대중성, 익명성, 독창성???



"1인 미디어"

라고 하는 말은,
지식 정보자원의 생산, 전달과 유통, 소비 등에 관련하여 등장한다.
흔히 1인 미디어의 대표주자로써
개인 홈페이지나, 개인 블로그 등을 꼽는다.

 

 

허나 많은 개인홈페이지나 블로그 등이 과연 그러한가?

0. 독립하지 못한 1인 미디어

허나 많은 개인홈페이지나 블로그 등은
여러 면에서 독립을 하지 못하고 있다.
누가 뭐래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1. 매체, 수단 혹은 채널에서의 독립
- 소위, 업체로부터 독립하였는가?


내가 사용하고 있는 "네이버 블로그"만 하더라도,
나는 네이버의 DB에 나의 개인정보를 흘리고 있으며
그 DB의 기본키(여기에선 나의 아이디가 될 것이다.)에 따르는 레코드에 의해
내 블로그의 모양과 구체적인 메뉴와 내용의 표시가 뒤따를 것이다.
"이웃"관계 역시 마찬가지이다.
만약 내가 내 스스로 네이버 블로그수준의 html제작기술과 그래픽기술 등의 
IT지식과 기술이 있다면 나는 네이버에 나의 개인정보를 인질로 잡혀두지 않아도 될 것이다.
허나 이웃관계는 어떻게 할 것인가? 
내 블로그는 독립을 한다손 치더라도 다른 블로그와 단절되는 셈이다.
이웃관련한 여러 서비스들은 또 어떻게 할 것인가?
아이디로 로긴만 하면 서비스받던 그 모든 것은? 모두 스스로 혼자서 만들어 볼텐가? 
그럴만한 시간과 돈이 있는가?
우린 분명히 알고 있다. 개인이 습득할 수 있는 기술은 분명한계가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인수한 사이좋은 사람들 싸이월드의 경우를 보자.
왼쪽에는 주인장의 사진과 프로필, 그냥 끄적거려놓은 자신만의 격언등이 보이며
오른쪽 세로로 보이는 탭형식의 메인메뉴가 보인다.
가운데에는 ifrmae 안에 내용이 표시되는 꼴이다.
이용자는 어떠한 기술적 노력과 수고없이 네이트에 개인정보를 "옴팡지게" 넘겨주면
이렇게 멋지게 디자인된 다이어리모양의 "미니홈피"를 갖게 된다.
게다가 "도토리"라는 탈을 쓴, 피땀 흘려번돈을 갖다 바치기만 하면
마우스 클릭 몇번으로 디자이너가 멋지게 꾸며준 듯한 수준으로 바꿀수도 있다.
심지어는 노래도 들려준다. 마치 내 분위기의 테마송인 듯이 말이다.

이외에도 여러 ISP(인터넷 서비스 프로바이더:두루넷, 메가패스, 하나로 등의 인터넷접속서비스제공업체만 이르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상의 포탈이나 신문 등 개인의 저작활동을 돕는 모든 사이트를 두루 통칭하겠다.)에서 개인홈페이지나 블로그 등을 제공한다.

허나 천편일률이다.
아무튼, 네이버 블로그, 싸이월드 미니홈피, 많은 ISP업체에서 제공하는
템플릿형식의 개인홈페이지로는 "독립된" 1인 미디어의 정의에 부합할 수 없다.
우린 알고보면, 
"토끼신발"때문에 우린 더 많은 "도토리"를 따서 바치게 되는 또 다른 "원숭이"일 뿐이다.


2. 중요한 것은, 미디어에 담긴 내용
- 개개인의 특성에 따른 내용의 차이(독립성) 있는가?


각 개인의 의견이나 생각은 찾아보기 힘들며
누구가 뭘했고 누굴 만났으며 어딜 가서 뭘 먹었다는 식의 일기들과
어떤 이가 만든 게시물을 퍼와서(혹은 고상한 말로 "스크랩"한) 게시물에 
말초적이며 원초적인 꼬릿말(혹은 댓글, 역시 고상한 단어로 "코멘트")달기에 열중한다.
또 퍼온 게시물을 또 퍼다 나른다. 그리고 또 퍼간다. 
다들 그렇게 하며 또 그렇게 해왔기 때문이다.

과연 이러한 행위가 일반화되어가는 우리의 모습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진정 자유민주주의의 사회에 존재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우리는 진정으로 독립한 개인인가?

앞서도 말했듯 우린 펌질에 익숙하다. 
재밌는 카툰이나 사진, 감동있는 글과 분노를 일으키는 기사거리 등을 
이제는 TV나 신문을 보지 않더라도 서로 공유하는 시대이다.
그만큼 독특한 정보는 존재하지 않는다. 너만 알고 있는 정보란 존재하지 않는다.
누가 싸이월드를 온라인상에 존재하는 커뮤니티 공간이라고 하는가?
웃기지 마시라! 싸이는 단순히 싸이질! 일 뿐이다.
사진 퍼다 나르는 일, 소문과 유희물의 펌질만 있을 뿐이다.

우리는 매일 지하철역에 들어가며 온라인과 비슷한 미디어의 홍수를 겪고 있다.
명함판크기의 대출광고와 여러 학원들의 광고전단지, 
메트로, 포커스와 같은 지하철신문의 세례를 받게 된다. 
이 정보가 내게 유익한가 정확한가를 짚고 넘어갈 새도 없이 
우린 모두가 비슷한 생각 비슷한 배경지식에 점차 오염되어 간다.
앞서도 말했듯이 우린 펌질을 통해 정보의 재생산에 익숙하며 그것이 마치
정보의 확산에 일조를 하는 듯 보인다.
허나 펌질의 원대상의 경우를 보자 과거에 비해 얼마나 다양한 창작물이 생겨났는가?

영화비평(거기서 거기이다. 감독의 전작과의 비교, 배우들에 대한 자신들의 편견 등), 
만화(그나마 가장 개성의 편차가 보이나 멜랑꼴리, 아색기가 등은 소재에서 너무 유사점이 많다. -_-;), 
사진(연예인, 귀여운 애완동물, 멋진 풍경 등. "디씨인사이드"로도 충분하다.)
이러한 창작물(정보 혹은 지식정보자원)을 만들어내는 사람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우린 알고보면, 항상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것을 "구경"하고 다닐 뿐이다.


3. 나는 너를 모르는데 너는 나를 알겠느냐?
- 개인정보보호 혹은 사생활침해?


이 부분은 앞서 말한 것에 뒤따르게 되는 부산물이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시 민간인이 죽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수적피해"인 것 처럼 보인다.
허나 정말 민간인의 피해를 줄이려는 노력을 최대한 기울이긴 한 것일까?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개인정보 유출"과 그에 수반한 "사생활침해"를 당하고 있다.
내가 모르는 사이 나의 주민번호는 도용되고 나의 카드번호도 알지도 못하는 거래에 악용된다.
이런 심각한 수준의 개인정보유출 사고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뉴스에서도 심심찮게 나오는 것이며 더욱 무서운 것은 국가라는 최상위의 조직또한
믿음직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욱 찜찜한 일은, 내가 모르는 누군가는 나를 알고 있다는 일이다.
어느 술자리에 디카를 갖고 온 친구가 사진을 찍고
나의 승인(?)도 없이 자기홈피에 올리고 설명을 달았다.
이 사소한 사건은 디카와 홈피라는 디지털산물로 인해 개인의 사생활을 
공개시켜 버린다. 익명의 누군가는 내가 술자리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 
그 장소와 시간에 있지 않았어도 알 수 있게 된다.
요샌 아래와 같은 경우도 많다. 한 다리만 건너면 아는 사람이다.

나 <=> 친구1
친구1 <=> 친구2
친구2 <=> 나

인간관계가 넓으면 좋다. 
허나, 문제는 울타리 치기를 좋아하는 인간의 마음에는
무한대의 사생활공개가 그리 기분 좋게 자리잡지 않기 때문이다.
예로, 헤어진 커플의 홈피는 싸이버 흉가가 되버린다. 
헤어지고 나면 각자의 갈 길을 가버리기 때문에 
예전의 커플홈피에는 사진이나 글을 올릴 이유가 없기때문이다.
또 각자의 홈피에도 이젠 게시물을 작성하지 않는다.
헤어진 상대가 보지 않기를 바라거나 기타 등등의 이유로 저작물은 올라오지 않는다.
이외에도 나의 사생활이 수만명에게 공개되는 일은 다반사다.
내가 올린 게시물에 의해서 혹은 타인에 의해서 
이런 일은 흔희 일어났고 지금도 일어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것이다.
무슨 조치나 변화가 없다면 말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부수적 피해"를 줄이기 위한 여러 방편으로
이웃관계의 계층적 구조를 만들기도 하고 게시물의 공개범위에 제한을 줄 수도 있으며
아예 비공개를 할 수도 있게끔 해준다. 
허나 이미 찍혀 버린 사진은 어떡할 건가?
내 얼굴만 쏙 빼주는 장치라도 있는 건가?
무엇보다 이미 퍼간 게시물은 어떡할 건가?
퍼간 사람에게 찾아가서 비공개로 해달라고 할 건가?

많은 업체들(개인홈피나 블로그 형식을 지원하는 거의 모든 온라인 커뮤티니, 포탈 등)은 
위에서 언급한 부수적 피해를 줄이려는 데에 큰 관심이 없는 듯하다.
연예인의 사생활을 노출시킴으로써 자사의 인지도를 높이는 
광고의 일환으로 이용하거나 영화개봉전에 항상 만들어지는 블로그만 보아도
혈의 누 홈페이지?
남이야기 하는 것을 재미로 삼는 우리네 일반인들에게는
개인정보와 사생활공유의 원활한 흐름을 방해하는 장치들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4. 미디어 홍수의 시기
- 살아남기 위해서는 주체이자 주인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과거의 기성화시대, 레디메이드시대를 지나
다양화의 시대에 산다고 착각하고 있다.

그렇다. 착각이다.
에버(EVER) 네버(NEVER) 
전혀! 결코! 다양화의 시대에 살고있지 않다.
다양한 매체의 존재이유는 우리의 다양한 인격과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과 채널로써가 아니라
오히려 우리의 의식을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방면에서 일반화시키는 수단이 되었다.
허나 우리는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정보와 그것들을 담은 수많은 양과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에
주체적인 비판과 취사선택없이 그저 받아들이기에 바쁘다.
회원가입시 이용약관을 어느 누가 끝조항까지 다 읽겠는가?
프로그램 설치시 누가 EULA(엔드 유저 라이센스 어그리먼트:최종 이용자 계약 동의서)을 다 읽겠는가?
그렇다. 바쁜 사회이다. 시계초침보다 바쁜 현대인이다.

우리는 다시 원래로 돌아가야 한다.
잠시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숨을 돌리자.
그리고 생각해보자.
우리 모두는 이 무한한 우주속에서 유일한(unique) 존재이다.
인간의 설계도라고 하는 각개인의 유전자DNA가 모두 다르듯이 
DNA가 이루고 있는 한 사람의 인격과 개성 역시 독창적이다.
우리는 똑같은 설계도로 똑같이 만들어져 나오는 공장제품이 아니며
이러한 독창성은 각각의 존재이유가 있고 모두가 존중받아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 우린 단순한 손님과 구경꾼으로만 남아서는 안된다.
각자의 서비스업체에 의존적이지 않아야 하며
필요하다면 자신의 독립된 생각을 위해 기술연마에 투자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단순히 정보의 소비자(객체)에서 생산자이자 주체로 거듭나려는 노력도 해야 하며
그로 인해 다양한 미디어의 홍수속에 빠져죽지 않고 헤쳐나갈 수 있다.


끝으로, 긴 글 읽어주신 블로거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업체의 틀과 횡포속에서 벗어나게 해준 조그 개발자님과
제로보드 개발자님, 여러 블로거들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