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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TV/영화

007 스카이폴, 다니엘 크레이그의 나홀로집에

007 스카이폴에 대한 영화감상입니다.

스포일러 있습니다. 

아직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은 읽지 않으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약간의 실망감도 느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준수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1. 007 제임스 본드 탄생 50주년. 

영국의 비밀정보요원 007이 탄생한지도 벌써 그렇게 되었다니... 아버지와 함께 숀 코너리 주연의 007을 본 기억이 어렴풋하다. 첩보영화를 보며 아버지에게 곧잘 했던 질문이... 

"누가 나쁜 놈이에요?"

그렇게 묻던 꼬마가 아저씨가 되었으니, 오래되긴 했다. 

아버지가 살아계셨더라면 모시고 같이 가서 50주년 기념판을 관람할텐데...

백발의 Q박사 대신 벤쇼가 등장해서 볼펜 폭탄 같은 건 이제 안만든다고 할 때 좀 아쉬웠다. 

이제 첨단비밀무기 만드는 조력자는 배트맨을 돕는 모건 프리먼 밖에 안남은 듯하다.


2. 화려한 오프닝 비주얼과 멋진 아델의 음악

아버지와의 추억을 안고 아내와 함께 극장을 찾았다. 영화 초반에는  버려지는 란손 요원의 슬픈 장면이 비정한 정보기관의 어두운 면을 비추고 곧이어 007도 총에 맞아, 하늘에서 떨어진다. 그래서 스카이 폴(SKY FALL)인가? 싶었다.

이윽고 007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장면이 등장했다.
카메라 조리개 사이로 관객을 향해 총구를 들이대는 유명한 장면...
다음(DAUM) 영화의 설명에서는 "회오리 프레임(?)"이라는데,
그건 아니
다. -_-;;;


3. 영국차 좋은차! 독일차 나쁜차!

제임스 본드가 속해있는 MI6(M-16 아님, mi 6임 mi5는 영국내 담당)는 영국기관이다보니 당연히! 영국차가 주로 등장한다. 차량 추격장면에서 검은색 아우디(독일)가 낡은 지프차에 부딪혀 뒤집어지고, 폭스바겐(독일)의 비틀은 포크레인의 무한궤도에 무참히 짓밟힌다. 음성으로만 상황을 전달받는 M이 그게 뭐였냐고 묻자, 이브(나오미 해리스)가 이렇게 대답한다.

"VW?,... I think." "폭스바겐? 아마도?" 뭐 이런 식인데, 

고급 럭셔리 레인지로버(영국산, 인도의 타타그룹에 넘어가긴 했지만...)의 등장도 좋고, CIA 영화인 본 시리즈에서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미국)만 엄청나오겠지만...

1대 제임스 본드인 숀 코너리 시절의 본드카, 애스턴 마틴이 후반부에 등장하면서 올드팬들의 추억도 떠올리게 한다.


재규어(얘도 영국산)만 타던 M이 마틴에 올라타며 투덜거리는 장면도 재밌다. 

"승차감이 형편없군."

투덜거림을 보던 007이 운전 중에 슬며시 특정 버튼을 누르려고 하는데 이 버튼은 숀코너리 시절의007을 본 사람이라면 슬며시 입가에 미소가 번졌을 것이다. 매니아분들이라면 다들 아실 듯~!

아니 낡은 자동차라고 해도 이것은 본드카, 게다가 영국산~!! 영화 후반부에서는 꽤 활약 한다.



4. 007요원의 "나홀로 집에"

영국정보기관의 우수요원과 국장이 어디로 갔는지 다 알면서도 악당이 뒤를 쫓을까봐 어떠한 후속조치(병력 혹은 장비지원)도 없이 어릴때 태어나고 자란 집을 기지로 삼는다는 것이 조금 이해불가.

사냥용 라이플 하나로 뭘 어쩌겠다는 건가? ㅠ.ㅠ

어떤 이야기든 주인공은 항상 자신의 집을 불태우는 장면이 종종 있는데, 이것은 강력한 자신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집이라는 것은 자신을 보호해주고 뭔가 안락하고 애틋하고, 집착이 가는 대상인데 이것을 없앤다는 건 이제는 더이상 힘들어도 기댈곳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약한 마음을 먹지 않기 위해 주인공이 집을 불태우고 그 모습을 우두커니 지켜보는 장면은 이 영화뿐만 아니라, 많은 문학작품이나 만화영화 속에서도 등장한다. 지금 당장 기억나는 것이라곤 강철의 연금술사 밖에 없는 점이 안타깝다.


5. 곳곳에 보이는 PPL

상업영화에게서 영화 속 제품 광고는 당연한 이야기. 그러나 영화를 보는 일반인에게는 이것이 제품 광고인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게 필수적인 물건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그래서 영화는 무섭다. 

007 홈페이지에 있는 파트너사 목록.  출처: http://www.007.com/

(007이 애스턴 마틴을 타고 하이네켄을 마시고 오메가 시계를 차는 이유!!)

영화사가 소니픽쳐스라 영화에 나오는 모든 가전제품은 소니로 도배를 하고 있었다. 

M의 노트북이 바이오인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정작 영국정보기관에서 소니 제품은 쓰지 않을 듯...


오메가 시계에서 더 이상 레이저는 나오지 않았다. 피어스 브로스넌 형님이 시계에서 레이저 쏠 때는 멋지긴 했지만 사실 말이 좀 안되긴 했다.

늘 술에 쩔어 사는 007, 여기저기에서 술광고를 하신다. 그러나 이제 "젓지 말고 흔들어서"라는 대사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