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절전 무소음 리모컨 선풍기, <메리노> 제품 사용 후기

   푹푹 찌는듯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입니다. 다행이도 제가 사는 집은 남향에다가 통풍도 잘되어서 그렇게 덥진 않네요. 한낮에도 베란다 창문으로 바람이 잘 통하고 저녁에는 시원하다못해 약간 서늘한 기분마저 들 정도였어요. 그렇게 여름을 보내는가 싶었지요.

  그런데 어느 늦은 밤. 잠도 안주무시고 열심히 경적과 배기음을 연주하는 폭주족들. 참으로 부지런한 이 분들 때문에 결국 밤에는 창문을 닫기로 했습니다. 바람이 잘 통할때는 몰랐는데 환기가 안되니까 더워서 안되겠더군요. 지구를 덥게 만들어 북극곰과 펭귄을 죽인다는 에어컨 대신, 전기를 덜 먹는다는 선풍기를 들이기로 아내와 합의했습니다.

1. 품질에 대한 의심이 들긴했지만 정말 잘 샀다는 만족감이 들어서 사용기를 한 번 써봅니다.

오늘의 주인공, 메리노 ECO DC 선풍기 MEF-1200DTR. 
바람의 느낌 뿐만 아니라 소비전력도 눈에 띄게 다르네요.

 롯데마트에서 국산 한일 선풍기보다 비싸게 주고 산 중국제품입니다. 이번엔 덜컥 충동구매하지 않고 곰곰히 요모저모 따져서 샀는데, 참 잘 샀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건을 사기 전엔 항상 목적과 용도를 분명히 해야합니다. 그 다음엔 몇가지 요건을 정해야 엉뚱한 물건을 사지 않습니다. 아내와 의논하여 나온 결론을 글로 정리해보면,

마트에 온 목적: 선풍기 구매 ㅋ

제품 용도: 침대에서도 사용가능한 리모컨 선풍기

요건 1. 목의 길이가 조절가능할 것 (침대는 물론 거실에서 앉은뱅이로도 사용해야 하니까)
요건 2. 리모컨이 있을 것 (선풍기를 조작하러 오가는 것이 더 더울지도 모른다는 주장)
요건 3. 소음이 최대한 적을 것 (왱~왱~왱~ 소리가 밤에 은근히 거슬려, 우리는 까칠한 부부)
요건 4. 제품의 품질이 좋을 것 (이때 신일, 한일 등의 국산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요건 5. 주변 가구와 어울릴것, 튀는 색은 안됨 (우리는 까다로운 부부)

   회전, 타이머 등은 당연히 기본으로 가져야할 기능이라고 생각해서 넣지 않았습니다. 가격대도 다들 비슷했고 저가이긴 하지만 장난감 선풍기 같은 건 제외시켰구요. 

   메리노 선풍기는 우리가 만든 점수표에 따르면 10점 만점에 7점 정도 됩니다. 2, 3, 5 말고는 해당사항이 없거든요. 

바깥에 인쇄된 선풍기의 모습, 전원 케이블은 안보이네요.

  실제로 안타깝게 선정되지 못한 제품들은 모두 국산입니다. 한일의 5엽 선풍기, 최종 후보에 올랐지만 디자인이 별로 였고요. 아내가 추천한 제품은 바닥판의 스위치들에 불이 아름답게 들어오는 제품이었는데, 불이 들어온다는 그 점 때문에 탈락 시켜버렸습니다. 값도 저렴하면서 리모컨도 되고 심지어 발로 밟기 좋으라고 버튼 모양이 발바닥 모양인 제품도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5번(가중치가 있습니다.) 항목에서 탈락~!

2. 무소음에 초절전까지, 메리노의 비결은 DC 모터? 

날개 수가 많을 수록 부드러운데 메리노는 14개나 됩니다. 
게다가 전기료 부담도 덜어주고요 바람세기를 9단계로 조정할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직류 모터, 날개수 14개 등 제품의 특징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만! ECO DC 모터라니? 여타 선풍기와 뭔가 다른 점이기 때문에 박스 포장에서도 커다랗게 써놓았겠지요? 그럼 DC 모터 말고도 여러가지가 있는가 봅니다? 근데 또 한가지 우리의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단어,  AC? DC? 교류와 직류? 도대체 뭘까요?

  AC는 교류를 뜻합니다. 교류는 전기의 양극인 플러스(+)와 음극인 마이너스(-)가 교대로 바뀌어 흐른다고 교류(Alternating Current)라고 합니다. 교류 전기는 우리가 주변에서 보게 됩니다. 컴퓨터의 파워서플라이나 TV 플러그를 꽂는 콘센트에서도 AC 220V 라고 써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자, 이쯤에서 '직류는 교류와는 달리 한쪽 방향으로만 직진해서 흐르겠구나...' 라는 걸 예상했다면 당신은 천재! 아무튼 어렵고 이해 안가는 이야기는 그만 하고 대충 정리하면, 직류 모터는 크기도 작게 만들 수 있고 소음과 소비 전력량까지도 교류 모터에 비해 적은 것이 특징입니다. 

  이런 특징은 메리노 선풍기의 특징이자 장점입니다. DC모터를 쓰니까 머리를 작게 할 수 있고 소두이다보니 무게중심도 아래쪽에 잘 잡혀 있고 60W먹는 타 선풍기에 비해 매우 적게 먹습니다. 박스에는 최소세기로 하면 5W 밖에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네요. 바람의 세기도 미세하게 "콘트롤"(조정보다는 요 단어가 느낌이 살아서..)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선풍기들은 미풍, 약풍, 강풍의 "3단계" 혹은 자연풍이나 수면풍을 더해서 "4단계" 만들지만 메리노는 "무려 9단계"나 되지요.

바람세기 1단계 

바람 세기 9단계 최대

  직류 모터를 채용한 메리노 선풍기의 장점은 또 있습니다. 저소음을 넘어 무소음에 가깝다는 것. 다른 선풍기들은 날개가 돌아갈때 모터소리가 왱왱왱 거리기 때문에 예민하거나 좀 까칠하다 싶은 성격이시면 신경쓰여서 숙면을 방해받을 수 있습니다만, 메리노는 1단계의 경우 꺼져있는줄 알고 몇시간이고 그대로 둔 적이 있을 정도로 소리가 안납니다. 한 4단계 정도 올리면 바람소리가 좀 납니다. 회전시키면 기어부의 작동 떄문인지 소음이 좀 나긴하는데 잘 때는 고정시키고 2단이나 3단에 맞추고 타이머는 연속으로 두고 그냥 잡니다. 마치 열린 창문 사이로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느낌을 줍니다.

 

난생 처음 듣는 브랜드인 메리노. 품질로 기억되겠는데요? 

 

날개의 크기가 크면서 날개 수가 많은 것이 효율이 좋습니다. 바람도 부드럽고 소음도 덜 하지요.

높낮이 조절가능은 문구를 약간 수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선풍기는 버튼 누르면 오르락 내리락 하지만 
메리노 MEF-1200 DTR의 경우, 가운데 연장 봉을 결합하면 스탠드 형태, 분리하면 좌식형태가 되는 식입니다.
따라서 "높이 조절"보다는 2가지 형태로 "변형 가능"같은 말이 더 적합해 보입니다.
타이머도 7시간 30분이면 밤새도록 충분하겠네요. 자랑을 잘하는 것도 능력~!

전기용품안전관리법에 의한 품질표시
직류 모터이다보니 노트북을 쓰는 것처럼 교류를 직류로 변환해주는 어댑터 정보가 표시되어 있네요. 최소 5W, 최대 20W까지 소비하는군요. 그래도 다른 선풍기들의 60W에 비하면 절전효과는 큽니다.  대구의 제이원커머스라는 회사에서 수입하고 판매합니다. 

박스를 열고 처음 만난 설명서와 리모컨

 

리모컨은 알겠는데 옆에 구부러트린 쇠막대기는 뭐람?

 

쇠막대기의 정체는 바로, 십자 드라이버

 

선풍기의 높낮이 조절용 막대기. 아까 십자드라이버로 이 기둥을 연결합니다.
높낮이 조절이 되긴 하지만, 그리 간편한 형태라고 보긴 어렵죠.
따라서, 오해가 없도록 포장박스에 문구를 수정하는게 좋겠죠? 

직류변환장치, 소위 아답타. 노트북도 아닌 선풍기가 아답터를 씁니다.

스티로폼을 치우고 나니 곱게 접힌 선풍기 발견

 

이 뒷부분에 아까 보았던 직류전원장치를 꽂아야 합니다.
배선이 바닥으로 갔으면 선정리가 깔끔해졌을텐데 아쉽습니다.

 

직류입니다. 직류! 경유나 휘발류 아닙니다. 썰렁해서 죄송 

여기에도 전기용품 관련 법에 의한 표시가 딱 되어있네요.

 

설명서도 조잡하지 않습니다. 대기업 제품의 설명서에 비교해서도 모자람이 없습니다.

설명서 첫장

안전을 위한 주의사항

제품 구성과 조립 방법

스위치는 받침대에 없고 날개가 달린 머리에 있습니다.

제품에 대한 품질 보증기간도 2년이나 됩니다. 중소기업이지만 좋네요. 어서 고객등록 해야지~

친절하게도 종이를 제거한 후 사용하라고 써있네요. 그냥 투명 필름인 회사도 많은데 말이죠.
선풍기의 모든 기능을 조종할 수 있고, 기특하게도 LED 램프를 껏다 켰다 할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국내 대기업 에어컨에도 없는 기능입니다. 밤에 잘 때 불빛이 있는걸 싫어하는데 참 마음에 듭니다.

 

설명대로 종이를 제거해줬습니다.

 

리튬 동전 전지를 사용합니다.

초절전 무소음 리모컨 선풍기, 메리노 MEF-1200DTR 가격은 중국산치고 좀 쎈 편이지만, 제품은 괜찮습니다. 

1. 선풍기 모터 윙윙윙 소리가 싫으신 분
2. 아기가 있으신 분
3. 중국산 제품을 한번 나름 고가에 사보고 싶은 분
4. 높이 조절이 번거로운 것을 감수하실 분
5. 전원 코드가 짧아도 괜찮은 분